다음에서 우연찮게 보게 된 게시글을 보고 찾아낸 책으로 정말 아무 기대 없이 봤는데 몰입도가 상당했다.
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어 찾아보니 판교 노동자를 울린 테크노밸리의 고전이라고 불릴 정도라고 한다.
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으로 장류진이라는 작가의 첫 소설집이라고 한다.
모든 단편들이 살아 숨쉬고 있으며 내가 경험한 사람들, 심지어 지금 내 곁에서 있을 것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.
IT회사에 대한 묘사가 상당히 높고 애자일, 개발 관련 내용도 자주 등장해서 찾아보니 판교에서 7년간 일을 했다고 한다.
충분히 보고 듣고 했던 경험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있는 것 같아 몰입도를 높이는데 한몫한 것 같다.
회사생활의 애환, 갑질, 남녀관계 문제를 정말 현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.
몇몇 작품들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며 그중 혼자 사는 여자의 무서움을 너무나 잘 보여준 작품 ( 새벽의 방문자들 ), 남자의 지질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작품 (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) , 이런 일이 정말 현실에서 일어날까 회장 기분으로 월급을 포인트로 받는 작품 ( 일의 슬픔과 기쁨 ) 3개가 가장 기억에 남으며 일의 슬픔과 기쁨은 짜증이 솟구치면서 본 기억이 난다.
실제로 포인트로 지급은 아메리칸 항공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( onemileatatime.com/american-airlines-cuts-management-jobs/ )
가장 첫 작품인 '잘 살겠습니다' 의 캐릭터는 정말 어느 회사에서나 있을 법한 사람으로 공감되면서 안타깝고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했다. 특히나 두 사람이 연봉을 이야기할 때는 내가 다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. 과연 지금은 그 차이가 줄었을까? 아마 더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.
다른 이야기 지만 소설을 오랜만에 본 것도 있는데 나의 후쿠시마 가이드의 혼탕 장면에서 상상력이 자극되는 느낌을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본 것 같다. 이런 것이 소설이 줄 수 있는 좋은 점이지 않나 싶다.
오래간만에 본 아주 좋은 작품, 너무 좋은 느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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